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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피 10

아토피도 먹을 수 있는 홈베이킹을 시작하고 일어난 일 (1편)

작년 겨울 베이킹이라는 취미를 시작한 이후로 우리 집 광파오븐은 나를 위해 온갖 종류의 빵들을 구워주느라 참 바빴다. 최고 온도 200도까지 밖에 올라가지 않는, 사실은 전자레인지라고 불러야 더 가까운 광파오븐이지만 그래도 홈베이커로서의 입문을 하는 데는 큰 도움이 되어준 기특한 우리 집 주방 멤버다. 처음으로 만든 디저트는 대부분의 입문자들이 그렇듯 '노오븐 베이킹'으로 시작했는데 바로 티라미수였다. 마트에서 파는 레이디 핑거라는 과자를 사서 캡슐커피로 내린 에스프레소에 잔뜩 적신 후, 계란과 마스카포네 치즈, 그리고 설탕을 잘 섞어 레이어링을 해준 뒤 냉장고에 하룻밤 굳히면 Ready To Eat! 너무나도 간단하지만 맛은 그 어느 이탈리안 레스토랑보다, 심지어 유럽에서 먹었던 것보다 맛있어서 하루 ..

아토피 극복기 2021.12.07

오히려 좋아 - 아토피라서 좋은 점 10가지 (2)

6. 운동을 처음 시작하다. 28살까지 제대로 된 운동이라는 것을 해본 적이 전혀 없었다. 중, 고등학교 시절은 대부분의 여자아이들이 그렇듯 체육시간은 운동장 벤치에 앉아 수다 떠는 시간이었다. 대학교 때 PT라는 것이 유행하면서 딱 1달 동안 헬스장을 다녀본 적은 있으나, 운동에 흥미라는 것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20대 내내 담을 쌓고 살아왔다. 나름 빵순이 스타일의 식단 조절로 (빵 먹고 밥 안 먹기) 운동 부족에 대한 대안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기조차 했다. 그러나 아토피가 처음 생기자마자 식단 조절보다도 먼저 했던 일은 집 근처 필라테스에 등록을 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운동 없이 사는 라이프 스타일에 대해 무의식 중에 걱정을 하고 있었고, 아토피를 통해 내 몸이 나에게 '이젠 좀 운동을 시작할 때가..

아토피 극복기 2021.10.25

오히려 좋아 - 아토피라서 좋은 점 10가지 (1)

28살부터 나타난 아토피 증상. 한창 꾸미고 (=메이크업하고) 놀러 다니고 사진 찍기 좋아하던 20대 후반의 내 라이프 스타일은 그때부터 바뀌기 시작했다. 하필 몸도 아니고 얼굴. 그것도 눈 두 덩이에 가장 심하게 나타났던 게 가장 큰 이유였다. 몸은 옷을 입으면 가려지기라도 할 텐데 눈에 증상이 나타나면서 정상적인 외출 생활, 그리고 사회생활이 어려워졌다. 아토피 증상을 가라앉혀주는 항히스타민제는 정말 중요한 일이나 약속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최대한 자제했기 때문이다. 단순히 붉어지고 가려운 수준이 아니라, 밤에 자는 동안 무의식 중에 온 힘을 다해 비비고 긁은 결과 탱탱 붓기도 하고, 염증과 진물이 나기도 하고, 심하면 피와 딱지까지 앉아 눈이 제대로 떠지지 않는 날도 있었다. 세수를 하기 위해 ..

아토피 극복기 2021.10.23

스타벅스에도 드디어 이것이 왔다

아토피 때문에 반강제로 비건식을 시작하면서 카페는 스타벅스만 가게 되었다. 바로 라떼에 들어가는 우유 때문이었다. 보통은 고소하고 크리미한 맛으로 라떼를 먹지만, 아토피인 나에게 유제품은 피부를 엄청나게 가렵고 따갑게 만드는 주범 중 하나였다. 안타깝게도 다른 동네 카페에서는 두유로 변경하는 옵션을 찾아볼 수 없었고, 원래도 즐겨 쓰던 스벅 퍼스널 메뉴의 '두유로 변경'은 어느새 나에게 필수가 되었다. 그러나 아토피는 아무리 식단 조절을 해도 (밀가루, 고기, 유제품, 가공식품 위주로 제한) 나아지지 않는 느낌이 들었고, 히스타민 레벨을 올리는 음식들에 관해 조금 더 깊게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알게 된 슬픈 소식. 바로 콩 또한 히스타민 반응을 올릴 수 있는 원인이 된다는 것이었다. 갑자기 엄마가 ..

아토피 극복기 2021.10.23

밀가루 없이 파스타를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

살을 빼려고, 피부 관리를 하려고 등 흔한 이유로 잠시만 끊은 게 아니었다. 앞으로 남은 생애는 영영 안 먹기로 (사실은 아토피 때문에 못 먹는 거지만ㅠ) 했기에 미련이 아주 많이 남았었다. 평소에는 피자, 파스타, 그리고 빵과 디저트 위주로 밀가루를 먹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생각지도 못한 음식들 전성분에 버젓이 "밀, 대두 함유"라고 적혀 있었다. (거의 대부분의 가공식품에 이 둘은 짝꿍처럼 붙어 다닌다) 이렇게 밀가루를 끊고 피폐해진 내 식생활을 어나더 레벨로 업그레이드시켜준 100% 순쌀면. 순현미면. 순메밀면. 많지는 않았지만 다행히도 몇몇 브랜드들에서 밀가루 1도 없는 진짜 100% 쌀면을 판매하고 있었고, 덕분에 볶음면, 비빔면, 냉국수, 온국수 등 면 요리는 원 없이 먹고 살아갈 ..

밀가루를 끊고 나니 알게 되는 것들 (메밀소바가 메밀 100%가 아니라고?)

밥과 면을 선택해야 할 때는 고민도 없이 무조건 면을 고르곤 했다. 케이크와 빵이 너무 좋아 끼니를 디저트로 때우는 일도 아주 흔한 일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하루아침에 밀가루를 끊고 나니 나의 주식이 바뀌었다. 밀가루뿐만 아니라 유제품, 고기 등 많은 것을 한 번에 끊었기에 더욱 식단 변화가 급격하게 다가왔다. 앞으로 쌀밥, 현미밥, 잘해야 오곡밥만 먹고살아야 하는 건지... 파스타와 칼국수와 당면과 우동과 쫄면은 더 이상 못 먹는다는 슬픔에 잠겨있다가 이내 메밀소바는 메밀 100% 아니야?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식재료를 검색하기 시작했고, 이내 시판 메밀소바는 대부분 밀가루가 50% 이상임을 알게 되었다. 심지어 메밀 100%라고 버젓이 포장지에 크게 적혀있는 경우에도 전성분 표를 보면 아니었다...

아토피 극복기 2021.10.23

한예슬도 먹는 이것 - 더 맛있게 먹는 법

한예슬이 유튜브 채널에서 오버나이트 오트를 아침으로 먹는다고 소개한 적이 있다. 만들기도 간편하고 유리병에 담긴 게 보기에도 이뻐서 아침으로 참 좋은 메뉴긴 하다. 그런데 바삭한 식감 마니아인 나에겐 물컹하고 질긴 오트밀이 뭔가 아쉬웠다. 시판 프리미엄 그래놀라를 사 먹자니 일주일도 못 갈 양에 가격은 또 얼마나 비싸던지. 그래서 오븐으로, 또 에어프라이어로 그래놀라를 구워 먹기 시작했고, 지금은 우리 집 주식이자 간식이 되었다. 전기밥솥에 밥은 떨어져도 냉장고 속 유리병에 그래놀라는 떨어지지 않는다. 한 번 만들어두면 3-4일에서 일주일은 족히 버티는 양을 만들 수 있다. (아래 사진 기준 한 판이 한 번에 만드는 양인데... 좀 대식가인 편이다..) Ingredients - 오트밀​ 4 cup - 견..

아토피에게 추천하는 일주일 식단 (맛있음 주의)

NO밀가루. NO미트. NO우유. NO계란. NO 커피. NO 초콜릿. (간장, 김치, 매운것 최.소.화.) 월요일 Breakfast - 홈메이드 그라놀라 1/2 cup - 글루텐프리 오트밀 1/2 cup - 블루베리 - 오트밀크 Lunch - 퀴노아+찰보리+마늘+아스파라거스 볶음밥 Dinner - 감자옹심이 깻잎 페스토 파스타 화요일 Breakfast - 에어프라이 고구마 튀김 - 흑임자 가루 Lunch - 메밀면 들기름 비빔면 (헴프씨드, 호박씨) Dinner - 낙지볶음 떡볶이 수요일 Breakfast - 그래놀라 + 오트밀크 Lunch - 호박 카라멜라이즈 찰보리 볶음밥 Dinner - 메밀면 모둠 야채 볶음면 목요일 Breakfast - 그래놀라 + 오트밀크 Lunch - 한살림 현미면 깻잎 페..

처음에는 달다가 나중엔 짭쪼롬해 - 아몬드로 스콘 만들기

글루텐프리 베이킹을 처음 알게 된 이후 냉장고에 떨어지지 않는 재료, 아몬드 가루. 처음에는 반신반의했다.. 과연 아몬드 가루로 정말 내가 아는 빵, 과자 맛을 낼 수 있는 것일까? 몇 번의 시도 끝에 아몬드가루 다루는 법에 익숙해졌고, 이제는 귀리와 함께 나의 주식이 되었다. 보통은 코코넛 오일이나 비건 버터, 콩 페이스트 등을 이용하지만, 이번에는 오직 아몬드만으로 (물론 소금, 베이킹소다는 필수) 스콘을 만들어보았고 결과는 대성공! 짭쪼롬함과 고소함의 황금비율이 느껴지는 맛이었다. 모양도 얼마 전 구매한 쿠키 틀을 활용하여 정갈한 원형으로 잡아보았다. 재료 - 아몬드 가루 - 아몬드 버터 (아몬드, 소금) - 베이킹 소다 - 소금 약간 - 황설탕/메이플 시럽 안타깝게도 계량컵을 구매하기 이전에 만들..

밀가루 없이 빵을 만들 수 있다고? (아토피 5년 차)

사실 완전히 끊었다고 할 수는 없었다. 가끔씩 생각나면 인스타나 유튜브 빵지 순례 콘텐츠를 보며 대리만족을 하기도 했고, 배민이나 쿠팡 이츠 앱에 들어가 디저트 맛집들 메뉴를 구경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스콘, 케이크, 크루아상, 까눌레, 마들렌, 휘낭시에, 바나나 푸딩... 매해 새로 생겨나는 디저트 카페들에서는 또 얼마나 화려하게 디스플레이하고 맛있어 보이는 사진을 찍어 올려놨던지. 집에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친절하게 현관문 앞까지 배달해주는 서비스가 있는데, 이 주문 버튼을 그냥 지나치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다 가끔. 아주 가끔 - 계절에 한 번 정도는 - 참지 못하고 주문해버리는 경우가 있곤 했다. 물론 아토피 상태를 보고 괜찮다 싶은 느낌이 올 때 주로 그랬다. (너무 심해..

아토피 극복기 2021.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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